-
드론 파일럿 리퍼(러셀 크로)는 필리핀 술루해에서 피랍된 CIA 요원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델타포스팀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팀의 구성원은 베테랑 요원 아벨(루크 헴스워스), 비숍(리키 휘틀), 슈가(마일로 벤티밀리아) 그리고 항공기공격통제관 키니(리암 헴스워스)다. 이들은 작전 수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적에게 습격당해 뿔뿔이 흩어진다. 혼자 살아남은 키니는 드론의 도움으로 탈출하던 중에 폭포에 떨어져 기절한다. 그를 구한 것은 죽은 줄 알았던 아벨이다. 아벨은 키니에게 납치된 비숍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한다.
<랜드 오브 배드>는 <언더워터>(2020)의 감독 윌리엄 유뱅크의 신작이다. 독창적 비주얼을 그려내려고 애쓴 감독의 전작과 달리 영화는 낡고 전형적인 전쟁 블록버스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그나마 전장과 본부를 넘나드는 리퍼와 키니의 전우애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장을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생각하는 군인과 영화를 보는 관객에
[리뷰] ‘랜드 오브 배드’, 이 영화의 올드함은 악지 중의 악지야
-
카산드라 웹(다코타 존슨)을 임신한 콘스턴스는 초능력을 지닌 독거미를 채집하러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녀는 동행인 이지키엘 심스(타하르 라힘)에게 살해당하고, 채집한 독거미까지 빼앗긴다. 다행히 카산드라 웹은 거미와 공생하는 원주민 아라냐에게 구출된다. 30년 뒤인 2003년 뉴욕. 독거미의 힘으로 초능력자가 된 이지키엘은 10대 소녀 줄리아 콘월(시드니 스위니), 안야 코라존(이사벨라 메르세드), 매티 프랭클린(셀레스트 오코너)이 자신을 죽이리라는 미래를 본 뒤 그녀들을 죽이려 한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는 카산드라는 세 소녀를 지키려 한다. <마담 웹>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신작이다. 원래 조연이었던 노인 캐릭터 마담 웹을 주체적인 X세대 젊은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마담 웹이 지킨 세 소녀가 스파이더우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식 결말로 끝나지만 이 영화만 볼 때 시리즈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일차원적인 데다 전개마저
[리뷰] ‘마담 웹’, 히어로 영화라기보단 CPR 캠페인
-
음주 사고를 친 뒤 나락에 빠진 배우 수연(박지연)은 요즘 화병으로 앓아눕기 직전이다. 재기하려 사인회를 열어도 오는 사람이 없고 같이 사는 후배 배우 가영(김누리)과 소속사 대표로부터 무시당하는 나날이 이어지자 다시 술에 손대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결국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었다 깬 수연은 직전까지 싸웠던 가영이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격한다. 혹여나 만취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던 와중에 문밖에서 의문의 남성을 발견한다. <화녀>는 궁지에 몰린 여성이 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는다. 수연은 남자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그동안 쌓인 분노 에너지를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집을 찾아온 경찰들 앞에서는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그들의 시선을 돌린다. 배우 박지연은 발견이라 할 만큼 반짝인다. 명성을 잃은 배우의 처연함을 실어나르는 목소리가 특히 귀를 사로잡는다. 반면 거친 만듦새는 아쉽다. 파편적인 감정선은 인물들의 행동을
[리뷰] ‘화녀’, 정돈이 필요한 분노 에너지
-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조(찰스 멜턴)의 관계가 발각된 1992년 여름.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조의 아이를 임신한 그레이시는 아동 강간 혐의로 구속되어 철창 안에서 분만하는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그로부터 23년 후 이 실화를 바탕으로 삼은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내털리 포트먼)가 평온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듯 보이는 그레이시 부부를 방문한다. 당시 그레이시의 나이가 된 조와 이젠 예순을 바라보는 그레이시. 그리고 성년을 앞둔 세 자녀가 이룬 가정이 엘리자베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메이 디셈버>는 1990년대 토드 헤인스의 초기 필모그래피를 떠올리게 하는 사이코드라마다. 현재 시점에 남아 있는 주변과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과거를 추적하는 탐정극 플롯 자체가 흥미롭다. 게다가 감독 특유의 전복적인 에로티시즘이 영화의 야릇한 분위기를 규정하며 관객을 흥분케 한다. <세이프>를 시작으로 토드 헤인스의 일탈적
[리뷰] ‘메이 디셈버’, 곪아빠진 인간들의 에로틱한 서스펜스
-
-
만일 당신이 각별한 이와의 관계가 불가항력으로 뜯긴 후 그 이별이 전부 자기 탓이라 자학해본 적 있다면, <로봇 드림>으로부터 상대와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모두 당신 덕이었다는 위로를 건네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물만 사는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한 아파트에 사는 개는 꺼진 TV 액정에 홀로 사는 스스로의 반영이 비칠 때마다 고독이 치민다. 때마침 개는 TV 광고에서 쓸쓸한 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 로봇을 본다. 동거를 택한 개와 로봇은 서로의 삶에서 다시 마주하기 어려울 찬란한 우정을 나누지만,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행복은 스스로 확신하는 순간 증발해버리고 만다. 어느 날 개와 함께 해수욕을 즐기던 로봇은 그만 고장이 나 멈춰 선다. 개는 백사장에 로봇을 잠시 남겨둔 후 서둘러 수리 도구를 갖춘 채 다시 휴가지를 찾지만, 그새 폐장한 해변엔 다음 여름까지 입장이 불가능하다. 그날 이후 둘은 밤낮으로 상대의 꿈을 꾼다. 홀로 남은 로봇은 우두커니
[리뷰] ‘로봇 드림’, 로봇의 표정에서 찾아내는 수많은 인간감정의 흔적들
-
30대 나영(권유리)은 바깥세상이 전혀 궁금하지 않다. 지역신문 기자로서 주민들의 하루를 담고 한집 사는 식구들의 끼니를 챙기는 일이 나영에겐 최고의 행복이다. 그러나 나영의 행복은 가족들의 변화로 인해 깨질 위기에 처한다. 엄마 정옥(길해연)이 돌연 재혼을 발표하더니 고등학생인 동생 성운(현우석)은 갑자기 서울에 가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나영을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볼링이다. 나영은 친한 볼링장 주인 미숙(박미현)과 서울에서 온 다정한 외지인 해수(심희섭)의 도움을 받아 볼링이란 낯선 세계에 눈을 뜬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한 <돌핀>은 주인공을 인간의 손을 떠나 레인 위의 질주를 시작한 볼링공에 빗대어 풀어낸다. 줄곧 변화를 두려워하던 나영은 집안의 대소사를 겪고 볼링이란 새로운 취미를 만나면서 도전하는 삶으로 나아가는데, 이는 도랑에 빠져 굴러가던 볼링공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튀어 올라 볼링핀을 쓰러뜨리는 기적 같은 순간과 맞닿는다. 긴장감이
[리뷰] ‘돌핀’, 자꾸만 도랑에 빠지는 안타까움
-
<밥 말리: 원 러브>는 레게 음악으로 고국 자메이카의 평화와 세계의 화합을 이끌었던 뮤지션 밥 말리의 일대기를 그린다. “밥 말리의 시작은 더없이 초라했다”라는 자막을 통해 1945년생인 밥 말리의 유년기와 청년 시절을 축약한 영화는 그의 마지막 전성기라 할 1976년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로부터 1978년까지의 일이 중심으로 그려지되 몇번의 플래시백을 통해 그의 과거를 조명하기도 한다. 레게 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그의 공적인 삶뿐만 아니라 어릴 적 백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던 상처, 아내 리타와의 사랑 등 그의 삶에 걸친 개인사가 밝혀진다. 1976년에 이미 세계적인 스타였던 밥 말리는 정치적 대립과 물리적 충돌이 극에 달했던 고국에서 공연 ‘스마일 자메이카’를 진행한다. 그러나 그는 공연 전에 한 청년의 총격을 받고 가까스로 공연을 끝낸 후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이후 런던과 파리 등 유럽을 오가며 20세기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꼽히는 《Exodus》
[리뷰] ‘밥 말리: 원 러브’, 그의 삶보단 다소 안전하게 꾸려진 정석의 음악영화
-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에릭 클랩턴 《Another Ticket》
평소 노래를 즐겨 듣는다. 어떤 장르에 국한되기보다 이곳저곳을 넘나드는 재미가 크다. 에릭 클랩턴의 일곱 번째 솔로 음반인 《Another Ticket》을 즐겨 듣는다. 목소리가 엄청 섹시하다. (웃음) 어린 시절부터 무척 좋아했던 명반.
영화 <라이온 킹>의 <Circle of Life>
도입부부터 나를 울리는 노래. 사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보다 동물이 좋다. (웃음) 언젠가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는 내 버킷 리스트를 이룰 날이 오겠지?
영화 <정복자 펠레>
북유럽 영화로 덴마크에서 일자리를 찾아나선 스웨덴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둡고 우울한 면이 있지만 아이를 더 큰 세상으로 보내려는 아버지의 마음이 서정적이
[LIST] 김미경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
<우주인>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요한 렝크 / 출연 애덤 샌들러, 케리 멀리건, 폴 다노, 이사벨라 로셀리니 / 공개 3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공간의 낭비라는 우주의 역설을 지우지 못했다
우주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 체코의 우주비행사 야쿠프(애덤 샌들러)는 은하계 끝에서 발생한 먼지폭풍 ‘초프라’를 연구하려 홀로 6개월간 탐사를 떠난다. 야쿠프가 지구와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화상통화 ‘체코 커넥트’뿐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내 렌케(케리 멀리건)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고, 영겁의 고독 속에서 야쿠프는 공허와 불안감에 휩싸인다. 텅 빈 우주선에서 야쿠프는 거미를 닮은 외계 생명체 하누시(폴 다노)를 마주한다. 체코계 소설가 야로슬라프 칼파르시의 데뷔 소설 <보헤미아 우주인>을 영화화한 <우주인>은 SF 장르의 외피를 입고 내면의 공허를 탐구하는 휴먼드라마다. <솔라리스>부터 <애드 아스트라>
[OTT 추천작] ‘우주인’ ‘이와주’
-
디즈니+ | 12부작 / 연출 민연홍, 이향봉 / 출연 이재욱, 이준영, 홍수주 / 공개 2월28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성공도 우정도 사랑도 이제 시작
살인자의 아들이라 불리던 18살 태오(이재욱)는 엄마의 고향 마주시에서 새출발을 결심한다. 새로 전학 간 고등학교에서 과거가 밝혀지나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 혼외자란 이유로 동급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대기업 강오그룹의 손자 인하(이준영)가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다가온 것. 처음에 태오는 그런 인하를 신분 상승의 사다리로 여기지만 이내 대학 생활 내내 붙어다니는 절친이 된다. 서로를 끌어주며 성장한 두 남자는 졸업 뒤 강오그룹에서 주목받으며 일을 시작한다.
3월5일 기준 2화까지 공개된 <로얄로더>는 정반대인 두 남자가 우정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싱그러운 청춘물로 그려내며 힘차게 시작한다. 좀처럼 자기 세상을 벗어나지 못하던 모범생 태오가 가진 게 많고 활달한 인하를 만나 신세계를 경험한 뒤 주인
[OTT 리뷰] ‘로얄로더’
-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어머니의 일손을 도우려 시작한 식당 일 그리고 초라한 거리 공연까지. 스트리트 댄서 천숴(왕이보)의 하루는 쉴 새가 없다. 그가 분주한 와중에도 춤을 놓지 않는 이유는 최고의 댄서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다. 한편 중국 최고의 댄스 크루 ‘이마크’의 코치 레이(황보)는 팀의 분위기를 망치는 에이스 케빈(캐스퍼)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레이는 과거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천숴에게 케빈의 대역을 맡는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천숴는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지만, 팀은 해체 위기에 놓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브레이킹 정식 종목 채택을 기념해 제작된 <원 앤 온리>의 전략은 단순하다. 화려한 연출과 역동적인 촬영으로 스트리트 댄스만의 에너지를 생생히 구현하는 것이다. 보이 그룹 유니크(UNIQ) 출신의 왕이보를 필두로 미스에이의 페이, 크로스진의 캐스퍼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빼어난 춤 실력으로 안무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꿈
[리뷰] ‘원 앤 온리’, 역동적인 파워무브에 비해 아쉬운 트랜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