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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18 어게인>에선 우영(이도현)의 딸 시아를, 영화 <히치하이크> <내가 죽던 날>에선 부모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정애와 세진을 연기했다. 누군가의 아역, 혹은 청소년의 얼굴로 익숙했던 배우 노정의가 배우로서의 지평을 본격적으로 넓히기 시작한 건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 아이돌 엔제이로 출연하면서부터다. 이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 여자신인연기상이라는 첫 트로피도 손에 쥐었다. <씨네21>이 진행한 ‘올해의 시리즈’ 설문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신인 여자배우로 다수 거론되는 등, 그의 이름 앞엔 여전히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11살 때 처음 카메라 앞에 선 이래로 노정의는 연기를 쉬어본 적도, 작품을 허투루 대한 적도 없다. 아포칼립스물인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필두로 여러 출연작의 공개를 앞둔 노정의를 배우로서 제대로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직 “못해본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커버] 매 순간이 터닝 포인트, 배우 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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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간에 같이 누워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한 섹스리스 부부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은 여느 날처럼 아무 굴곡 없는 평범한 날을 보낸다. 익숙함과 지루함 사이에 텐션을 높여주는 건 다름 아닌 친구의 외도 사실. 자신의 비밀을 은닉하기 위해 거리낌없이 3천만원을 내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호텔리어 우진은 밝은 묘수를 떠올린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조리 기록한 치부책을 활용해 불륜 커플을 협박 및 갈취해보기로 한 것이다. 계획은 간단하다. 증거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 협박 메시지와 함께 돈을 요구하기만 하면 된다. 수금 요구를 따르지 않거나 경찰을 부르면 폭로해버릴 거라는 강력한 한방까지 잊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짧고 굵은 스릴을 즐기는 직장인 커플, 산행 속에 한눈파는 중년 커플, 알고 보면 레즈비언의 정체성으로 외도하는 맏며느리 등 <LTNS>는 다양한 입장에 놓인 불륜 관계를 오가며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기존 시리즈와 영화가 선한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기 위한 장치
[인터뷰] 'LTNS' 임대형, 전고운 감독, 더 용감하게 표현할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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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는 연습을 하고 싶을 때 여자아이들이 비밀스레 찾아오는 소녀 ‘나’의 이야기를 담은 안담 작가의 소설 <소녀는 따로 자란다>에 인쇄된 작가의 사인 문구는 이렇다. “음란하고 불온한 소녀들에게.” 잘 말해지지 않은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의 섹슈얼리티를 다룬 이 소설은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 역대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출간된 대화집 <엄살원> 역시 작가 안담을 말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활동가들을 한명씩 초대해 비건식을 대접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작업을 한유리, 곽예인과 함께한 그에게 글쓰기는 고독의 예술보다는 팀 작업에 가깝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글쓰기와 말하기를 하는 안담 작가를 만났다.
-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연극인, 무늬글방의 글방지기, 메일링 서비스 운영자, 에세이와 소설을 쓰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말하는 텍스트와 글로 읽힐 텍스트를 다룰 때 차이점이 있나.
= 공연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인터뷰] 작가적인 힘을 실험하며 써나간다는 일, <소녀는 따로 자란다> 작가 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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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드라마 <좋좋소>에서 이미나 주임 역을 맡은 배우 김태영은 이미나를 주인공을 한 스핀오프작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가 제작되면서 첫 주연작을 얻었다.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가 이미나라는 여성이 사랑하고 낙담하고 도전하며 보낸 20대를 담은 작품이었기에 그는 단기간에 9년여의 인생을 연기해낼 방도를 고민했다. 우선 “특정 나이마다 눈빛과 표정, 말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어리숙해 보였던 미나가 갈수록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인물이 나이를 먹는다는 게 느껴졌던 건 김태영이 그런 디테일에 집중한 결과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여기에 여자 친구, 딸 역할까지 오가는 동안 “인물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에도 신경 썼다. “어떤 시기이든 미나는 주체성을 찾아나가는 인물이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두었다”고 막힘없이 답하는 그의 얼굴에선 캐릭터를 장악한 배우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어릴 적 “영화만이 가진
[WHO ARE YOU]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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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날아온 청춘 로맨스 <우견니>는 사탕 같은 영화가 아니다. 외딴 도시의 고등학교로 전학 온 남학생 저우찬(이문한)과 같은 반의 천진한 여학생 자오양(서약함)이 운명 같은 사랑을 시작하는 전반부는 단맛이 나는 반면 성인들의 현실 연애로 진입하는 후반부는 쓰디쓰다. 회사의 과중한 업무는 연인의 소통을 마비시키고 불안정한 경제력은 결혼 이야기를 저만치 던져놓는다. 두 남녀의 특별한 러브스토리에서 그치지 않는 영화는 누군가를 힘껏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이 성장하는 이야기로 나아간다. 중국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뤄뤄 감독은 사랑에 관한 오랜 고찰을 담은 각본과 현지 청춘들의 생활상을 부드럽게 녹여낸 연출로 색다른 멜로드라마를 완성해냈다.
- <우견니>의 공동 각본을 쓰고 영화 연출까지 맡았다. 그동안 소설가로 활동했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우견니> 프로젝트에 합류했나.
= <우견니> 담당 프로듀서가 시나리오 초고를 가
[인터뷰] 그럼에도 사랑을 예찬한다, <우견니> 뤄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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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에서 만난 서로 다른 두 청춘. 한때 서로 유일했던 두 사람. 소소한 일에도 즐거웠던 그 시절. 진지하게 그와 남은 여생을 꿈꾸던 그녀. 이대로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지금 가진 걸 앞으로도 소중히 여길래.’ <우견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랫말은 자오양과 저우찬이 함께 거쳐온 긴 시간을 함축한다. ‘너를 만나’(=우견니) 자기 삶을 사랑하게 된 이들은 이제 네가 없이도 앞으로 나아간다.
<우견니>의 사랑은 전학을 타고 시작한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 저우찬(이문한)이 베이징에서 외진 도시 추잉시로 이사온다. 인재 배출로 유명한 추잉시가 아들의 명문대 경영학과 진학이 인생 목표인 그의 부모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저우찬은 어쩔 수 없이 미술에 대한 꿈을 접지만 같은 반 여학생 자오양(서약함) 덕분에 다시 붓을 쥔다. 저우찬의 그림 실력을 알아본 자오양이 본인이 운영하는 오락 클럽에 붙일 포스터를 그릴 기회를 그에게 준 것. 저우찬은 자오양의
[리뷰] 나를 성장시키는 씁쓸한 연애에 관하여, <우견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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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했던 2024년 밸런타인데이에 중국 청춘영화 <우견니>가 한국을 찾아왔다. 언뜻 <우견니>는 가장 젊고 빛나는 시절을 함께 보낸 연인의 러브 스토리가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같은 반이 된 고등학교 여학생 자오양(서약함)과 남학생 저우찬(이문한)이 대학 시절을 거쳐 20대 중반까지 연애하는 과정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볼수록 그 안에서 건져 올려지는 또 다른 것들이 있다. 연애 관계에 지독하게 훼방을 놓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카메라를 가져다대는 영화는 사랑의 비참한 면도 들추며 예쁜 청춘영화와 노선을 달리한다. 달콤하기보단 쌉싸름한 <우견니>의 리뷰를 먼저 싣는다. 그리고 뤄뤄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를 동봉한다. 읽다보면 <우견니>가 어떻게 현실을 저버리지 않는 사랑영화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화권 청춘영화가 우리의 무엇을 건드려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커버] 너를 만나 성장하다, <우견니> 리뷰와 뤄뤄 감독 인터뷰 그리고 중화권 청춘영화에 관한 짧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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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윤유선)는 아버지(안내상)의 폭력을 피해 별거를 택했지만, 고등학생 훈(안지호)은 자신의 거처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이런 훈을 위로하는 것은 문학 동아리에서 배운 글쓰기다. 하지만 교실에 드리운 폭력의 그림자는 평온하길 바라는 훈의 마음을 괴롭힌다. <검은 소년>은 소년 앞에 놓인 두 가지 갈림길 속에서 함께 고민하는 영화다. 매일 노트에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지닌 서정원 감독은 내성적인 성격과 달리 복싱과 서핑을 좋아한다. 영화 속 훈의 모습을 똑 닮은 서정원 감독에게 선택의 기로에 놓인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영화의 배경인 IMF 금융 위기는 감독이 학창 시절을 보냈던 시기와 겹친다. 1990년대 후반은 어떤 시대였는가.
= 절망과 공포가 만연한 시대였다. 주변 친구들의 얼굴에서 점차 웃음이 사라져갔었다. 삭막한 사회적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자체는 자전적이지 않지만 시대에 대한 묘사는 자전적이다. 나도 그 시절 부모님
[인터뷰] '검은 소년' 서정원 감독,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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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든은 아가일과 마찬가지로 레전드 스파이지만 그와 달리 스파이의 클리셰를 비껴가는 인물이다.
= 처음 이 캐릭터에 접근할 때 말 그대로 엄청난 카오스 상태였다. 지금까지 본 수많은 에스피오나지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얻은 영감을 한데 넣고 끓인 거대한 스튜와 다름없게 느껴졌다.
- 스파이 장르를 선호하는 편인가.
= 글쎄, <마라톤 맨>이나 숀 코너리, 대니얼 크레이그가 출연한 몇몇 제임스 본드 영화들도 재밌게 봤고…. 말하다보니 생각보다 내가 스파이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웃음) 이런 작품들이 지닌 전형성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을 뽑아낸 것이 <아가일>이 지닌 재밌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 에이든은 중단발과 수염 등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스파이와 다른 외형을 지녔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틀에서 벗어난다.
= 아가일의 반대편에 서 있는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헨리 카빌과 나는 서로의 캐릭터가 가진 특징
[인터뷰] ‘아가일’ 샘 록웰, 새로운 스파이 액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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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엘리 콘웨이를 준비할 때 레퍼런스로 참고한 것이 있다면.
= 운 좋게도 어머니가 소설가다. 그래서 어머니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내게 좋은 레퍼런스였고 또 어떤 부분들이 소설가의 흥미를 유발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본 엘리는 항상 자료조사에 몰두할 정도로 자기 일에 헌신하고, 또 고양이 집사로서 고양이가 삶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 소설을 쓰던 평화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스파이에게 쫓기는 등 엘리는 가장 다양한 상황 변화를 겪는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엘리의 연기 톤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 그에게는 자신의 작업실이 가장 편안한 공간인데, 그 공간을 벗어나다 보니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다. 웃기면서도 사실주의적인 연기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관객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관객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웃게 만들고 싶었다. 엘리가 관객을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아가일’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어머니라는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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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소설 <아가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엘리는 순식간에 전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다. 그가 쓴 스파이 소설 내용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자 스파이들에겐 다음 챕터가 간절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엘리는 스파이 에이든(샘 록웰)과 손잡고 소설 속 레전드 스파이 아가일(헨리 카벨)을 찾아나선다. <킹스맨> 시리즈를 연출한 매슈 본 감독의 8번째 장편이다. <아가일>의 전세계 최초 시사회를 기념해 내한한 세 배우, 헨리 카빌과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샘 록웰을 만났다.
- 매슈 본 감독은 각본을 처음 읽고선 “굉장히 놀랍고 독창적인 스파이 작품”이라 말했다. <아가일> 시나리오에 대한 당신의 감상은 어땠나.
= 다음에 뭐가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고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읽어나갔다.
- 레전드 스파이인 아가일에 대해 받은 인상은.
= 비유하자면 구름 같았다. 아가일은 아
[인터뷰] ‘아가일’ 헨리 카빌, 판타지 같은 스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