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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27회를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화려한 개막식을 알렸다. 29일 저녁 경기도 부천시 부천시청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사회를 맡은 박하선, 서현우 배우의 진행 아래 국내외 영화인을 위한 레드 카펫이 이어졌다. 이날 레드 카펫에는 개막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아리 애스터 감독과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최민식 배우가 자리를 빛냈다. 이외에도 안성기, 박중훈, 김성균 등 한국영화사를 빛낸 이들이 등장하며 많은 관중의 환호성을 샀다.
부천영화제의 공식적인 개막을 알리는 조용익·정지영 조직위원장의 외침과 함께 신철 집행위원장은 부천시 시 승격 50주년이라는 또 다른 기념을 더했다.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 이제는 최첨단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부천의 역사는 역동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자랑스러운 부천은 언제나 창의적이고 도전적이었다. 부천은 언제나 미래로 간다.“
개막식에서는 작년부터 부천영화제가 제정한 시리즈 영화상을 시상했고, 그 영예는 <D
BIFAN #2호 [스코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이상하고도 재미있는 한여름 밤의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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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이 과감한 오컬트적 상상력에 비례하는 서사적 밀도까지 갖추어 호평받은 장르영화였다면, 무질서와 방종의 리듬으로 달려가는 심리극인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누군가에겐 너무 명확하고 또 누군가에겐 너무 모호할 문제작이다. 두려운 엄마를 만나러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가야 하는 그 남자 보(호아킨 피닉스)의 사정은 <미드소마>의 뒤틀리고 부서진 쾌감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의 고통에 대해서라면 당신도 이미 잘 알 것이다. 편집증, 자기혐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표되는 온갖 엄마 문제들, 프로이트의 억눌린 리비도, 실존적 불안 혹은 그게 무엇이든, 아리 애스터의 인간은 고통받는다.
장르와 리듬이 상이한 6개의 장을 비틀거리며 통과하는 3시간의 악몽 코미디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설계한 아리 애스터를 만났다. 약 1000만 달러 언저리의 예산으로 완성한 <유전>과 <미드소마>가 제작비의 5~8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
BIFAN #2호 [인터뷰]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애스터 감독 “엄마라는 신, 자본주의라는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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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뼈> Whale Bones
오에 다카마사/일본/2022년/88분/부천 초이스: 장편
<드라이브 마이 카> <간니발> <모두 잊었으니까>의 각본가로 명성을 구가 중인 오에 다카마사의 장편 연출작이다. 그가 <고래의 뼈>로 펼치는 이야기 역시 범상치 않다. 약혼녀와 헤어진 마미야는 데이팅 앱으로 만난 여자 고등학생의 죽음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 고등학생은 아직 세상에 살아 있다.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Mimi’를 통해서다. 특정 장소에 자신의 영상을 저장하면 다른 이용자가 해당 위치에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앱이다. 죽은 고등학생은 아스카라 불리는 Mimi의 인기 이용자였다. 죽은 아스카를 여전히 사랑하는 팬들은 도심 속에 흩뿌려진 그녀의 영상을 찾아 헤맨다. 이에 마미야는 그들을 만나 단서를 얻고 점차 아스카의 과거에 다가간다.
아스카란 이름은 명백하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동명 등장인물을 떠올리
BIFAN #2호 [프리뷰] 오에 타카마사 감독, '고래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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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취미생활>
하명미/한국/2023년/118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박하마을 토박이인 정인(정이서)은 이혼 뒤 심신이 무너진 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평안을 얻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할머니는 죽고, 그를 업어 키웠다는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삶에 함부로 침입한다. 며칠 뒤 윗집에 이사 온 멋진 여자 혜정(김혜나)을 언니처럼 따르며 웃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무례는 끝도 없이 심해지고 폭력을 일삼던 전남편까지 나타나자 미소마저 잃는다. 결국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혜정을 곁에 두고 악순환의 고리를 직접 끊고자 결심한다.
동명의 유명 미스터리 소설이 원작인 <그녀의 취미생활>은 통쾌한 복수극은 아니다. 정인은 그와 같은 쇼를 펼치기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행동하는 과정에 서린 짙은 페이소스가 긴 여운을 남긴다. 인물에 대해 또렷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유지하는 연출이 신뢰감을 준다. 정인이 가정 폭력을 당하던 결혼 시절로
BIFAN #2호 [프리뷰] 하명미 감독, '그녀의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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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댓.구>
박상민/한국/2023년/80분/코리안 판타스틱:장편
오태경, 그는 누구인가. 영화 <화엄경>에서 5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 선재 역으로 발탁된 이후 국민 드라마 <육남매> 맏아들 창희, <허준>의 아들 허겸, 영화 <올드보이>의 어린 오대수를 연기하며 고공행진 롤러코스터를 탄 듯했지만 아역배우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카메라 앞에 서고 싶은 열망이 컸던 그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마침내 유튜브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배우 오태경의 실제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 <좋.댓.구>는 다소 시끄럽고 산만한 유튜브 세계관으로 들어서며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시킨다. ‘리틀 오대수’의 줄임말 ‘BJ리오’로 활약하는 그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대신 해소해주며 주목을 끈다. 하루는 광화문에 선 피켓남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소원이 접수되고, 그의 가족과 지인까지 동원해 사연을 파
BIFAN #2호 [프리뷰] 박상민 감독, '좋.댓.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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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018년 여름 임명 이후 다섯 번째 부천영화제의 문을 연다. 코로나19와 극장가의 위기, OTT 플랫폼의 성쇠를 모두 지켜보며 그는 “다른 영역과의 융합을 통한 영화의 확장을 시도해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 동시대성을 반영한 영화의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신철 집행위원장의 말을 따라, 6월29일 개막을 앞둔 부천영화제의 면면을 미리 살펴보았다.
- 2018년 8월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되고 벌써 5번째를 맞이했다. 지난 시간을 평가해본다면.
= 임명 첫해에는 이미 준비된 영화제를 진행한 터라 실질적으로 두 번째 해부터 의미가 컸는데 그때 딱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렸다. 당시 영화제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제한된 상황에서 행사 진행도 어렵고 규모도 축소됐다. 그래서인지 영화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지난해 이어 두 번째인 느낌이다. 코로나19 이후 OTT가 각광받으면서 영화계의 위기가 피부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이제는 극장에 가지 않아도
BIFAN #1호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신철 집행위원장, “영화에 무엇을 더할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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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27회를 맞았다. 박진형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말처럼 “한 세대를 지나 새로운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 세대교체의 중심에서 부천영화제의 다섯 프로그래머는 영화, 그리고 영화제의 범위를 고민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인 ‘영화+’가 주지하듯 K-콘텐츠와의 연계, 고전 작품들의 복원, 다양한 산업 프로그램의 성장 등 여러 방면에서 부천영화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이는 영화제의 존재 당위와 기능을 골똘히 살피는 프로그래머진의 애정 덕분이다. 아시아권 영화를 담당하는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각각 영미권·한국권·유럽 및 기타권역 영화, XR 큐레이션을 맡고 있는 남종석, 모은영, 박진형, 김종민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
- 부천영화제가 시작하려 하니 귀신같이 날씨가 더워졌다.
박진형 영화제 기간에 장마가 겹치기도 하는데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웃음)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아리 애스터의 <
BIFAN #1호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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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
아리 애스터/ 미국, 영국, 핀란드, 캐나다/ 2023년/ 179분/ 개막작
<유전> <미드소마>로 자기만의 독특한 호러 공식을 완성한 아리 애스터 감독의 신작이다. 지독한 편집증을 앓는 보(호아킨 피닉스)는 집착적인 성향의 어머니(패티 루폰)에게 순종적인 중년 남성이다. 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비행기를 예매했지만 집 열쇠와 캐리어를 잃어버리면서 모든 계획이 무산된다. 보의 연락을 받고 “그래서 못 오냐”는 질문만 되새기는 어머니는 아들의 사정엔 관심이 없다. 디스토피아 혹은 망상 장애의 한축으로 보이는 보의 세상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그를 공격하려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보가 타인을 향해 공격 태세를 갖추기보다 시종일관 두려워하고 피하고 도망가기 바쁜 이유이기도 하다. 일련의 사건으로 교통사고를 당하며 그레이스(에이미 라이언) 집에 머물게 된 보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BIFAN #1호 [프리뷰] 아리 애스터 감독, '보 이즈 어프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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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찾아서>는 이상한 영화다. 러닝타임 내내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기 위해 교외 마을을 찾은 여행사 직원이 물수제비를 뜨는 남자와 매우 건전한 놀이를 하다가 헤어지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가진 신묘한 긴장감은 보는 사람이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은 제작비가 200만엔 정도로 추정되는 <돌을 찾아서>에게 돌아갔다. 아마 원래 만들고 싶었던 작품의 그림을 끝까지 밀어붙인 감독의 소신과 독창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일 것이다. <돌을 찾아서>가 대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직후, 아직 얼떨떨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던 타츠나리 오타 감독을 만났다.
- 먼저 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결과를 예상했나.
=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국제경쟁 섹션의 다른 작품들이 <돌을 찾아서>보다 예산도 훨씬 높고 퀄리티가 높았기 때문에 수상은 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설마 이렇게 상을 받게
JEONJU IFF #8호 [수상작 인터뷰] ‘돌을 찾아서’ 타츠나리 오타 감독, 새로운 발견이 곧 영화의 리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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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태생적이다. 특히 도시의 분주함과 복잡성은 인간의 소외감을 증폭시킨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일과 예술을 하며 살아간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촬영한 <구름에 대하여>는 구름처럼 흐르는 인생의 속성을 탁월하게 포착하는 작품이다.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의 전작 <거리>(2016)가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에 사는 어부의 삶을 담았다면, <구름에 대하여>는 실제 감독의 고향 코르도바로 무대를 옮겨 좀더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에 주목한다. “아르헨티나를 벗어난 곳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을 줄 몰랐다.” <구름에 대하여>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을 받은 직후 영화를 연출한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을 만났다.
- 영화의 배경인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실제 자랐다고 들었다.
= <구름에 대하여>를 만들기로 처음 결심한 것은 5년 전이다. 2016년 완성한 첫
JEONJU IFF #8호 [수상작 인터뷰] ‘구름에 대하여’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 매일 보는 구름이 그렇듯 삶 또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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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한 지수(김재경)는 이별 후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쓰레기봉투를 뒤져 봉투의 주인을 파악한 후 다시 내다 버린다. 흡사 프로파일링과 같은 과정으로 상대를 엿보는 지수의 눈에 정체 모를 봉투의 주인, 우재(현우)가 들어온다. <너를 줍다>는 고령화 사회의 이면을 깊이 파고든 <욕창>(2020)으로 화제를 모았던 심혜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너를 줍다>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CGV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모두 수상하는 2관왕의 쾌거를 거두기 하루 전, 4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심혜정 감독과 처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김재경을 만났다. 인터뷰에 앞선 사진 촬영부터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데 여념이 없던 둘은 인터뷰 중에도 다감한 리액션을 아낌없이 교환하며 서로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자랑했다.
- 심혜정 감독은 지금까지 자전성을 반영한 창작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하성란
JEONJU IFF #8호 [수상작 인터뷰] ‘너를 줍다’ 심혜정 감독, 김재경 배우, 모두에게 도전이었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