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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사인 도경(전석호)은 현장학습에서 물에 빠진 반 학생을 구하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홀로 남게 된 그의 아내 명지(박하선)는 집안 곳곳에서 도경의 기억을 맞닥뜨리고, 슬픔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한다. 동명의 김애란 원작 단편소설로 시작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사회적 사고 이후 남겨진 유가족의 슬픔을 물에 빠진 아이의 주변인과 아이를 지키려던 교사의 가족, 두 가지 축으로 보여준다. 누구도 탓할 수 없지만 누구든 탓하고 싶은 원망 속에서 사람들은 끝끝내 안개 속을 걸어 나온다. 어떤 터널에도 끝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사람들을 위로하는 영화의 중심을 김희정 감독과 함께 들여다봤다.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 내게 전주는 가족 같은 곳이다. 2006년에 작업한 <열세살, 수아>를 대부분 전주에서 촬영했고,
JEONJU IFF #8호 [폐막작 인터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김희정 감독, "도시가 슬픔을 애도하는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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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의 영예는 신동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당신으로부터>에게 돌아갔다. 첫 장편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동일 부문 대상에 선정된 이후 3년 만이다. 이로써 신동민 감독은 해당 대상을 2회 수상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당신으로부터>의 형식과 내용이 전작과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이 의미 있는 족적이다. 먼저, 실제 신동민 감독의 어머니 김혜정 배우가 다시 등장한다. 신동민 감독이 직접 출연하여 모자 관계를 연기하기까지 한다. 다만 <당신으로부터>에 연기라는 단어를 무턱대고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3부엔 신동민 감독이 실제로 겪었던 아버지의 상실, 전작에서 경험한 어머니와의 영화 촬영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 2부에서도 신동민 감독의 주변인들이 각자의 일상을 영화 속에 녹여낸다. 시상식 직후의 신동민 감독은 들뜬 맘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본인의 연출론을 진중히 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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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U IFF #8호 [수상작 인터뷰] 한국경쟁 대상 '당신으로부터' 신동민 감독 , 아버지를 기억하는 증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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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김희정/한국, 폴란드/2023년/104분/폐막작
중학교 교사인 도경(전석호)은 현장학습에서 물에 빠진 반 학생을 구하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홀로 남게 된 그의 아내 명지(박하선)는 집안 곳곳에서 도경의 기억을 맞닥뜨리고, 슬픔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고자 사촌의 집이 잠시 비어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한다. 이역만리 머나먼 곳으로 피신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도경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오감에 저장되어 머릿속에서 예고 없이 재생되기 때문이다. 바르샤바에서 유학 중인 대학 동창 현석(김남희)을 만난 명지는 도경과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그에게 사실을 전하지 못하고 회피하기 급급하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과 진실을 알지 못한 사람은 서로의 오해를 정답 삼으며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명지는 바르샤바가 간직한 진정한 의미의 애도를 경험하며 깊은 위로를 얻고 감정적 소강에 이른다.
김애란 소설가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JEONJU IFF #8호 [프리뷰] 김희정 감독,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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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쿠와 세계>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예외적인 작품이다. 지금껏 그의 스타일로 명명되던 강렬함, 거침 대신 섬세함, 따스함의 감성이 가득하다. 시대 배경은 19세기 중반 일본의 에도 시대다. 주인공 셋은 인분을 수거하여 농사꾼들에게 되파는 분뇨업자 청년 야스케와 추지, 그리고 쇠퇴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다. 당대 사회에서 하층 계급에 속하던 이들은 경제적 빈곤, 구조적 차별, 가족의 상실을 겪으며 고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오키쿠와 세계>는 절망보다 희망을 택한다. 이러한 곤궁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의 가능성이 작품을 뒤덮는다. 90년대 이후 일본의 주요 감독으로 손꼽히며 한국과도 각별한 연을 이어오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공식 일정으로는 처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 그간 한국을 자주 찾아오긴 했으나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은 처음이다.
= 이전에도 몇 번 초대받긴 했는데 항상 촬영 일정과 겹치더라. 아쉬웠다. 전주에 온 솔직한
JEONJU IFF #7호 [인터뷰] '오키쿠와 세계' 사카모토 준지 감독,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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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영화는 ‘보는’ 매체다.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스크린에 투영되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삼사라>엔 ‘보아서는’ 안 되는 15분의 시간이 있다. 영화의 중반, 눈을 감으라는 영화의 권유를 따르고 나면 완전한 어둠 속에서 섬광들의 점멸과 자연의 소리만을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삼사라>가 체험하게 만드는 것은 티베트 불교에서 말하는 ‘바르도’, 이른바 생과 사의 중간에 있는 세계다. 2013년 이후 꾸준히 전주를 찾고 있는 로이스 파티뇨 감독은 언제나 새로운 영화 언어,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꿈꾼다. 자연 풍광의 이미지에서 시간의 흐름을 포착하던 그의 시선은 이제 인간의 표정과 생기에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선정작이기도 한 <삼사라>는 올해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인카운터스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 공식 일정으로만 한국에 5번 넘게 방문했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에는 꾸준히
JEONJU IFF #7호 [인터뷰] '삼사라' 로이스 파티뇨 감독, 눈을 감고 떠나는 영화적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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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시네필들의 관심작 리스트엔 대부분 현대 포르투갈 왕자의 퀴어 뮤지컬 <도깨비불>이 자리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랫동안 꾸준히 틀어온 파울루 로샤의 <녹색의 해>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도 영화제 이전부터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두 영화는 모두 두 동명이인 예술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이하 호드리게스)와 주앙 후이 게라 다 마타(이하 게라 다 마타)에 의해 창조됐다. 1997년부터 함께 작업해 온 둘은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를 공동 연출로, <도깨비불>에선 연출 호드리게스와 작가 게라 다 마타로 협업해왔다. 두 편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전주를 찾은 그들을 만나 각각의 작업기를 물었다.
-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와 <도깨비불>은 모두 코로나19의 현실이 적극 반영돼 있다.
호드리게스 두 작품 모두 팬데믹 이전에 기획했다. 하
JEONJU IFF #7호 [인터뷰] '도깨비불',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주앙 후이 게라 다 마타, 판타지에도 현실은 필요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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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Orlando, My Political Biography
폴 B. 프레시아도/프랑스/2023년/98분/국제경쟁
신체정치사학자이자 그 자신이 트랜스 남성인 폴 B. 프레시아도가 영화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에게 편지를 쓴다. 그에 의하면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젠더를 넘나들며 살아온 캐릭터 올란도에 관한 소설 <올란도>는 버지니아 울프가 한 세기 전 자신을 위해 쓴 자서전이다. 프레시아도는 26인의 논-바이너리 트랜스 젠더 비전문 배우를 고용해 그들이 각자만의 올란도를 연기하도록 한다. 8세부터 70세로 구성된 26인의 트랜스 배우들은 올란도를 연기하고 낭송하며 젠더 이분법 속에서 자신이 저항하고 투쟁한 삶의 단면을 구술한다. <올란도>의 텍스트는 배우들이 살아오며 겪은 고용 차별, 의료 차별 등 인생의 고락과 조응한다.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은 제목에 걸맞게 원전의 3인칭 주어를 1인칭 주인공
JEONJU IFF #7호 [프리뷰] 폴 B. 프레시아도 감독,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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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대하여>
마리아 아파리시오/아르헨티나/2022년/144분/국제경쟁
아르헨티나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네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라미라는 바에서 일하는 요리사다. 그는 길거리에서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10대 딸을 둔 에르난은 엔지니어의 경력을 살려 구직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서점에서 일하는 루시아는 오랜만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 공립 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노라는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극 워크숍에 몰두해 있다. 네 캐릭터의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보단 도시인의 고독과 직업 정체성, 일과 예술 이야기를 시적인 문법으로 일종의 패치워크처럼 엮어나간다. 흑백으로 촬영한 간결한 미장센과 비와 구름의 이미지가 주는 우울감이 일상 안에서 낭만과 좌절 그리고 희망의 심상을 탁월하게 포착한다. 주민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구성을 취한 <거리>(2016)에 이어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이 선보인 두 번
JEONJU IFF #7호 [프리뷰]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 '구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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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가 지구 종말을 예언했던 1999년은 혼란스러웠다. 2000년이 되는 순간 컴퓨터가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모든 분야가 마비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돌았고, 학교에선 대의를 위해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수위 높은 폭력이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우.천.사)>(이하 <우.천.사>)의 고등학교 태권도 부원 주영(박수연)과 소년원 학교를 다니는 예지(이유미)의 사랑은 세기에 싹 텄기에 더 순수하고 순진할 수 있다. 1991년생 박수연과 1994년생 이유미에게 1999년은 생생하게 기억나는 과거는 아니지만,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순진한 믿음은 10대 시절을 거쳐 온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대를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코드다. 영화 첫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 참석을 위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박수연과 이유미를 만났다.
- 한제이 감독이 직접 전화를
JEONJU IFF #6호 [인터뷰]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우.천.사)' 박수연, 이유미, “아름다운 동화에도 폭력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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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시와 함께 전주씨네투어 사업을 진행한다. 이중 ‘전주영화X마중’은 한국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배우들이 다수 소속된 눈컴퍼니의 배우들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속 배우들이 직접 서로의 출연작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마중클래스’와 전주라운지 토크스테이지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직접 대담하는 ‘마중토크’로 구성된다. 5월 1일, ‘선 넘는 배우들’이라는 제목 하에 이상희, 우지현, 이민지, 강길우(왼쪽부터) 배우가 참여한 네 번째 마중토크가 열렸다. 이들은 서로를 ‘독립영화계의 고인물’이라 칭하며 이번 영화제에 초대된 각자의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제에 관한 추억을 들려주었다. 또한 배우들은 직접 준비한 퀴즈를 관객에게 출제해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근로자의 날 기념 민주노총 산하 노동자들의 대열 행진이 동시에 벌어지던 다소 어수선한 현장에서도, 네 배우는 절륜한 입담으로 행사 끝까지 객석을 사로잡았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와
JEONJU IFF #6호 [스코프] 전주씨네투어 전주영화X마중‘마중토크’, 영화제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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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기 피습으로 사망했다. 범인은 야마가미 데쓰야.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약칭 통일교)에 전 재산을 헌납하는 등 어려운 성장 과정을 거친 인물이었다. <레볼루션 +1>은 야마가미 데쓰야의 삶을 가와카미라는 가상의 인물로 재현한다. 더하여 작품을 아베 전 총리의 국장 기간에 개봉하는 담대함까지 선보였다. 60~70년대에 급진적 정치 영화를 만들었고, 이후 20년 동안 실제 중동지역의 혁명 게릴라군으로 활동했던 아다치 마사오 감독의 이력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당국에 의해 출국 금지 조치 중인 아다치 마사오 감독을 대신하여 영화의 바깥 살림을 도맡고 있는 후지와라 에미코 프로듀서, 주연 가와카미를 연기한 배우 타모토 소란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실제 살인범의 삶을 소재로 했다는 면에서 감독의 전작 <약칭: 연쇄 살인마>가 떠오른다.
후지와라 에미코 아다치 마사오 감독이 야마가미 데쓰야의
JEONJU IFF #6호 [인터뷰] '레볼루션 +1' 후지와라 에미코 프로듀서, 배우 타모토 소란,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을